이력서엔 자격증이 줄줄이… 그런데 왜 면접에서 탈락할까?
자격증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많은 구직자분들이 “뭐라도 따야 되지 않겠어?”라는 생각에 워드프로세서, 컴활 2급, 지게차, 바리스타 등 다양한 자격증을 이력서에 채워 넣습니다. 그런데 정작 채용담당자는 그 자격증을 ‘업무와 무관한 항목’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어느 스타트업 인사담당자는 “엑셀 작업은 요즘 AI가 다 해준다”며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조차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지금은 자격증의 양보다 '적합성'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표한 2024년 국가기술자격 취득자 고용 통계에 따르면, 많이 취득하는 자격증과 실제 취업률이 높은 자격증은 크게 달랐습니다. 컴퓨터활용능력이나 지게차운전기능사는 여전히 인기지만, 취업률 상위권 자격증에는 이름조차 보기 힘들었죠. 그렇다면 지금 가장 ‘취업 잘 되는 자격증’은 무엇일까요? 연령별, 성별, 업종별로 나눠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전체 취업률 1위는 '승강기기사'… 취득자 적지만 실효성 최고
2023년 자격을 취득한 사람 중 2024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취업률을 기록한 국가기술자격은 ‘승강기기사’입니다. 자격 취득자 수는 200명 이하로 적지만, 무려 82.1%가 1년 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생산자동화산업기사(81.1%), 에너지관리산업기사(79.4%) 순이었고요. 이들은 모두 제조·설비·기계 분야의 전문 자격입니다.
이들 자격증의 공통점은 난이도는 높은 반면, 시장 수요가 꾸준하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승강기기사는 관련 법규에 따라 일정 수 이상의 자격 인력이 의무 배치되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유지됩니다. 또한 공공기관, 시설물 운영 업체, 빌딩 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의 취업도 가능하죠.
한편, 취득자가 1000명을 넘는 자격 중에서 가장 높은 취업률을 보인 건 전기산업기사(73.9%)였습니다. 전기 분야는 건설, 제조, 플랜트, 시설 유지보수 등 어디서든 필요한 자격이기 때문에 고용 안정성과 수요가 매우 높은 분야입니다. 그 외에도 산림기능사(71.9%), 산업위생관리기사(71.5%)도 높은 취업률을 보였습니다.
2. 청년층은 '기계정비산업기사'… 고령층은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는 연령입니다. 나이에 따라 수요가 많은 직군, 채용되는 업종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자격증이라도 연령대별 취업률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청년층(만 19~34세)에서 취업률이 가장 높았던 자격은 기계정비산업기사로, 67.5%의 취업률을 보였습니다. 뒤를 이어 전기산업기사(64.3%), 산업위생관리기사(61.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자격증들은 고졸 또는 전문대 출신 청년들이 제조업·설비 직종으로 취업할 때 큰 도움이 되는 자격증입니다.
반면, 고령층(55세 이상)은 전기기능사(58.1%), 한식조리기능사(54.3%), 조경기능사(50.3%)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한식조리기능사는 요양시설, 급식소, 식당 창업 등 다양한 형태의 고령층 활동 무대에서 활용도가 높고, 퇴직 후 제2의 직업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자격증입니다.
이는 곧 나이에 맞는 취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20대 취업준비생이 한식조리기능사를 취득해도 대기업이나 제조업 분야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죠. 반대로 60세 이상이 산업위생관리기사를 취득해도 관련 경력과 체력이 부족하면 취업으로 연결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성별에 따른 취업률 상위 자격… 여성은 '웹디자인기능사'
성별에 따라서도 취업률이 높은 자격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남성의 경우 기계정비산업기사(67.0%), 전기산업기사(66.9%), 공조냉동기계기능사(57.9%) 순으로 전기·기계 분야 자격증의 취업률이 높게 나왔습니다. 이는 대체로 남성이 많은 업종에서 자격증 보유자가 우선 채용되는 경향 때문입니다.
여성 취득자 중에서는 웹디자인기능사(57.8%)가 1위를 기록했습니다. 뒤를 이어 컴퓨터활용능력 2급(53.3%), 직업상담사 2급(51.5%)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웹디자인기능사는 재택근무·프리랜서·디자인회사 등 다양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직종이기 때문에 여성 구직자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습니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은 자격 취득자는 많지만(6만5290명) 상위권 취업률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성 중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한 걸 보면, 기초 OA 역량을 강조하는 중소기업 사무직 채용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IT자동화 추세에 따라 향후 효용성은 점차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4. 인기 많은 ‘지게차 자격증’… 위험은 알고 계셨나요?
지게차운전기능사는 남성 청년과 고령층 모두가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입니다. 2023년에는 총 6만3728명이 취득해 컴퓨터활용능력 2급(6만5290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제조업, 물류업, 건설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게차 운전은 산업재해 위험이 매우 높은 작업입니다. 2023년 제조업 12대 사망사고 분석 결과, 지게차 관련 사고는 전체의 20%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운전 미숙으로 인한 전복, 인명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무리한 조작으로 사고가 나면 단순 부상이 아닌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격 취득 시에는 반드시 실무 안전교육과 경험을 충분히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 지게차에 대한 안전 의식과 숙련도가 더 중요하다는 걸 기억하셔야 합니다.
5. “내게 맞는 자격, 지금부터 제대로 따자!”
많은 사람들이 자격증을 따야 취업이 잘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무턱대고 따기보단 ‘목적에 맞는 자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취업률이 높은 자격증은 대부분 특정 산업군의 수요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고, 연령·성별에 따라 잘 맞는 자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이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보면, 단순히 인기 있는 자격증이 아닌 ‘실제 취업률이 높은 자격’을 전략적으로 취득하는 것이 취업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진로와 적성, 현재 나이, 목표 산업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격증 선택이 필요합니다.
취업 잘 되는 자격증, 이제는 감으로 고르지 마세요. 데이터가 말해주는 자격증 선택 전략, 지금부터 제대로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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