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터진다?” 주유소에서 시동 안 끄면 생길 수 있는 진짜 위험
바쁜 아침, 급히 연료 게이지를 확인하고 주유소에 들렀는데 시동을 끄는 걸 깜빡하거나, 에어컨이나 내비게이션 때문에 시동을 계속 켠 채 주유를 한 적 있으신가요? “잠깐이면 괜찮겠지”, “다들 시동 켜고 있던데”라는 생각으로 주유를 진행했다면, 사실 꽤 위험한 행동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주유소에서 시동을 켜고 있으면 차가 터진다”는 과장된 말까지 퍼지고 있죠. 하지만 이 말, 정말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차가 시동 때문에 바로 터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시동을 끄지 않은 상태’로 주유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소와 사고 가능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시동을 끄지 않으면 주유소 환경과 안전, 법규, 심지어 환경오염까지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주유 시 반드시 시동을 꺼야 하는 4가지 중요한 이유를 차량 엔진 구조, 소방법, 혼유 사고, 환경 영향 등 다양한 관점에서 꼼꼼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단순히 ‘안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실제 사고 사례와 법적 근거까지 포함해 실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1. 화재 및 폭발 사고 예방 – 유증기 + 정전기 = 대형 사고
주유소에서 휘발유 냄새를 맡아본 적 있으실 겁니다. 이는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주유 중 소량의 유증기(Vaporized Gasoline)가 공기 중에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유증기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휘발유보다 훨씬 인화성이 높고, 정전기나 불꽃이 닿을 경우 화재 또는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시동이 켜진 상태에서는 엔진 내부에서 전류가 흐르고 있으며, 고전압 점화 플러그(스파크 플러그)에서 생긴 미세한 전기 불꽃이 외부에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것이 유증기와 접촉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국립소방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주유소 화재 사고 중 일부는 전기 계통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또한 시동이 켜진 차량에서 라디오,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의 전기장치가 작동 중일 때 생기는 미세 전기장(정전기) 역시 화재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 옷을 벗다 ‘딱’하고 튀는 정전기를 기억하신다면, 그 에너지도 실제로는 휘발유 유증기를 점화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는 사실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차량 엔진 자체는 외부와 밀폐된 구조라 내부 연소가 외부로 바로 이어지진 않지만, 주유소는 특수 위험지역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차량과 유증기, 바람 방향, 전자기기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설마”가 “진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유 시 시동을 끄는 것이 기본적인 안전 수칙입니다.
2. 시동 켠 채 주유? 소방법 위반으로 과태료 최대 200만 원
주유할 때 시동을 끄는 것은 단순히 안전을 위한 ‘예의’가 아니라, 법적으로 의무 사항입니다. 소방법상 명시된 규정에 따르면, 주유소 내 차량은 연료 주입 시 반드시 원동기(시동)를 정지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소방시설법 시행규칙 제79조 제6항」에 따라 “주유소에서 자동차 등에 연료를 주입할 경우, 원동기를 정지한 상태에서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물론 일상에서 이를 단속하는 경찰이나 소방 공무원이 늘 상주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유소에서 발생한 사고나 화재 사고의 원인이 ‘시동을 끄지 않아서였다’고 판단될 경우, 보험처리 거부는 물론 형사상 책임이나 민사상 손해배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2024년 실제 있었던 사례 중, 경기 지역 한 셀프 주유소에서 시동을 끄지 않고 주유 중 전기장치에서 불꽃이 튀며 유증기에 점화되어 주유기 주변에 불이 붙은 사고가 있었고, 해당 운전자는 소방법 위반으로 과태료와 추가 배상 책임까지 부담하게 됐습니다.
단순히 ‘주유소에서 시동을 켰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동을 끄는 것은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법률적 의무입니다.
3. 혼유 사고 발생 시, 피해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가솔린 차량에 경유를 넣거나, 디젤 차량에 휘발유를 넣는 실수. 이른바 ‘혼유 사고’는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하는 실수 중 하나입니다. 특히 차량이 많고 바쁜 시간대의 셀프 주유소에서 자주 벌어지며, 연간 수천 건 이상 접수되는 빈번한 사고 유형입니다.
이때 가장 큰 차이는 ‘시동이 켜진 상태에서 혼유가 발생했는가’입니다. 시동을 꺼둔 상태라면 잘못 주유한 연료는 연료탱크에만 머물러 있어, 연료탱크와 라인 일부만 교체하거나 세척하는 것으로도 복구가 가능합니다. 수리비도 대략 20만 원 내외로 제한됩니다.
하지만 시동이 켜진 상태에서 혼유가 되면, 연료가 엔진 내부 연소실이나 고압 연료펌프, 인젝터 등 정밀 부품까지 유입되기 때문에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 경우 해당 부품 전체를 교체해야 하며, 2025년 기준 수리 비용은 최소 10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 이상이 청구됩니다.
국내 모터리뷰 유튜버 실험에서도 ‘혼유 사고 후 시동 유무에 따라 수리 비용이 최대 7배 이상 차이’가 났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비소에서도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시동을 걸었는지 여부일 만큼, 주유 전 시동을 껐는지 여부는 피해 범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4. 환경오염 방지 – 정차 중 시동은 유독가스 배출량 3~6배
주유소는 안전뿐 아니라 환경 측면에서도 매우 민감한 장소입니다. 시동이 켜진 상태로 정차하면 차량은 공회전 상태가 되는데, 이때 배출되는 유해물질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공회전 상태에서는 주행 시보다 탄화수소는 3배, 일산화탄소는 6배 이상 배출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배출가스는 주유소 직원뿐만 아니라 주변 차량에 타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건강상의 피해를 줄 수 있으며, 특히 밀폐된 구조의 지하 주유소나 겨울철 실내형 주유소에서는 공기 중 오염 농도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유증기와 함께 배출가스가 만나면 인체에 유해한 복합 오염물질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공회전은 자제하는 것이 기본적인 시민의식이기도 합니다.
정부 역시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공회전 제한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회전 단속구역’을 지정해 불필요한 공회전 시 과태료 5만 원~10만 원을 부과하기도 합니다.
결국, 시동을 끄는 작은 습관 하나가 대형 사고를 막고, 환경까지 보호하는 중요한 실천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5. 시동 한 번 끄는 습관이 모든 걸 지킵니다
오늘은 “주유 시 시동을 꺼야 하는 이유”에 대해 4가지 측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단순히 차가 터진다, 안 터진다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화재 위험, 법적 처벌, 금전적 피해, 환경오염 등 여러 복합적 문제가 얽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주유는 누구나 매주 한두 번씩 겪는 일상적인 과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심하기 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습관 하나가 내 차, 내 안전, 내 지갑, 그리고 우리의 공기까지 지켜준다면?
오늘부터는 주유소에 들어서기 전, 시동부터 꺼보는 습관으로 바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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