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으로 변한 김, 먹어도 될까?
김은 한식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국민 반찬이죠.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고, 간편하면서도 맛도 좋아 많은 가정에서 대량 구매해 두고 먹곤 합니다. 그런데 오래 보관한 김을 꺼냈더니 보랏빛으로 변해 있었다면? 이럴 땐 고민되기 마련입니다. 과연 이런 김은 먹어도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보라색으로 변한 김은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보기엔 곰팡이가 핀 것도 아니고, 냄새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지만,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산화' 현상이나 유해 성분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1. 김이 보랏빛으로 변하는 이유는 ‘산화’
김은 해조류이기 때문에 수분, 산소, 빛, 온도에 매우 민감합니다. 특히 ‘구운 김’은 제조 과정에서 기름을 바르기 때문에 산패되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지질이 산화되고 색이 변하게 됩니다.
보라색으로 변했다는 건 김 속의 단백질과 색소 성분이 산화되었거나, 혹은 기름이 변질되어 색깔이 바뀐 것일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김 특유의 바다 향도 사라지고, 쓴맛이나 비릿한 뒷맛이 날 수 있어 식감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특히 기름이 발라진 김은 산화 속도가 매우 빠르며, 산화된 기름에는 ‘과산화지질’이라는 유해 물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물질은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활성산소의 형성을 도와 심혈관계 질환과 노화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2. 보관만 잘하면 김도 오래간다
김은 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편이지만, 보관을 잘못하면 유통기한이 남아 있어도 쉽게 변질됩니다. 김의 가장 큰 적은 수분과 빛, 산소입니다. 이 세 가지를 차단할 수 있어야 보관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먼저, 김을 구매하면 원래 포장 상태 그대로 두지 말고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옮겨 담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종이행주나 한지로 김을 감싸면 흡습 효과가 있어 습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방습제(실리카겔)를 함께 넣어두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포장한 김은 냉장 보관하면 1개월, 냉동 보관하면 3~6개월까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냉동 보관 시에는 먹기 직전에 꺼내어 실온 해동 후 사용하면 됩니다.
참고로 김을 상온에 두는 경우는 특히 여름철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부엌처럼 습도와 온도가 높은 공간에서는 하루 만에 눅눅해지거나 산패가 시작되기도 하므로, 한 번에 먹을 양만 꺼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눅눅한 김 재활용법과 절대 먹으면 안 되는 경우
김이 눅눅해졌다고 바로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색이 변하지 않고 특이 냄새가 나지 않는 경우라면 전자레인지로 다시 바삭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1장을 기준으로 20~30초 정도만 가열하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원래 바삭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단, 전자레인지에 넣을 때는 기름기 있는 김은 종이 타월 위에 올리거나 접시로 덮어주는 것이 좋고, 절대 장시간 가열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잘못하면 탄내가 나거나 김이 타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상태에서는 반드시 폐기해야 합니다.
○ 색이 보랏빛, 푸른빛, 갈색 등으로 바뀐 경우
○ 곰팡이 또는 하얀 가루가 생긴 경우
○ 기름 냄새가 역하거나 쩐내, 쓴맛이 나는 경우
○ 특유의 바다향이 완전히 사라진 경우
이러한 김을 먹을 경우 위장 장애, 설사, 두통, 장염 등 식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4. 김 보관 중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 과산화지질 주의
앞서 언급한 ‘과산화지질’은 김이 산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패 부산물입니다. 특히 기름이 발라진 구운 김에서 이 물질이 많이 생기며,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동맥경화, 고혈압,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산패된 기름이나 음식물에서 생성된 과산화지질은 체내 세포막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만성질환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김은 보관보다 빠른 소비가 최선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많습니다.
5. 바삭하고 건강하게 김 먹기 위한 생활 꿀팁
보랏빛으로 변한 김, 아무리 아깝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정답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산화와 유해물질은 단기간에 몸에 드러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김을 구매할 때는 소량씩 나눠진 포장 제품을 선택하고, 보관 시에는 냉장 또는 냉동, 밀봉, 방습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눅눅한 김은 전자레인지로 복원해 보고, 색 변화나 냄새 이상이 있다면 과감히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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