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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코 세척, 수돗물로 해도 될까? 비강 세척의 올바른 방법

by 지식돌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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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세척, 수돗물로 해도 될까? 비강 세척의 올바른 방법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라면 코 세척이라는 단어, 익숙하실 겁니다. 비염 환자들이 매일 아침마다 하는 루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비강 세척은, 호흡기 내 불순물과 점액을 씻어내어 숨 쉬기 편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코 세척과 관련해 수돗물 사용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죠.

이번 글에서는 전문가의 시선에서 코 세척이 왜 중요한지, 어떤 방식이 안전한지, 특히 수돗물 사용이 왜 위험한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1. 비강 세척, 왜 하는 걸까?


비강 세척은 단순한 물 세척이 아닙니다. 비강 내부, 즉 코 속의 점막은 외부 공기와 직접 맞닿아 있는 첫 방어선입니다. 이곳에는 먼지, 꽃가루, 세균, 바이러스 등 다양한 오염 물질이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세척은 알레르기 비염, 만성 부비동염(축농증), 감기, 미세먼지로 인한 코막힘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코 세척을 하면 비강 점막에 달라붙은 오염 물질이 씻겨 내려가면서 염증 유발 요인이 줄어들고, 비강의 점막이 수분을 유지해 더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습니다. 의사들도 비염 치료 시 코 세척을 보조 요법으로 추천할 정도로 효과가 입증된 방법입니다.

 

비강 세척에 사용하는 세척기는 보통 주사기, 네티팟, 전용 코 세척기 등이 있으며, 이때 사용하는 액체가 바로 식염수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식염수의 성분과 안전성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데 있습니다.

 

 

 

2. 수돗물로 해도 괜찮을까? 생각보다 위험한 이유


코 세척을 할 때 굳이 생리식염수를 사야 해?”라며 수돗물이나 생수에 소금을 타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절대 권장되지 않습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60대 여성이 수돗물로 코 세척을 하다 네글레리아 파울레리(Naegleria fowleri)’라는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를 경고하며, 살균되지 않은 수돗물을 절대 비강 세척에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 아메바는 따뜻한 민물에서 서식하는 원생동물로, 인체에 들어가면 코를 통해 뇌로 침투하여 급성 원발성 아메바성 수막뇌염(PAM)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증상은 초기 감기처럼 시작하지만, 발병 후 5일 이내에 뇌 염증이 심각하게 진행되어 사망률이 97%에 달합니다.

 

CDC와 질병관리청(KDCA)에서는 비강 세척 시 사용할 물의 조건으로 아래 중 하나를 충족해야 안전하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끓인 후 식힌 물 (끓는 물에 1분 이상 가열)

  ○ 정수된 물 (NSF/ANSI 기준 충족 정수기 사용)

  ○ 증류수

  ○ 생리식염수 (Sterile Saline)

 

, 생수를 포함한 일반 물이나 수돗물은 살균되지 않으면 위생적으로 안전하지 않으며, 박테리아, 기생충, 아메바 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3. 생리식염수도 아무거나 쓰면 안 된다?


그렇다면 집에 있는 렌즈용 생리식염수는 괜찮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No입니다.

콘택트렌즈용 생리식염수는 눈의 pH와 삼투압을 고려해 만들어졌으며, 보존제나 항균제가 함유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성분은 비강 점막에 자극을 주거나,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점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코 세척용으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코 세척에 사용해야 하는 것은 체액과 동일한 나트륨 농도(0.9%)’를 가진 생리식염수(NaCl 0.9%)이며, 이는 시중 약국에서 약 500~1000원 수준으로 구입 가능합니다.

 

또는 집에서 생리식염수를 직접 만들 경우에는 아래와 같은 정확한 비율을 지켜야 합니다.

 

  ○ 정제수 또는 끓인 후 식힌 물 1리터

  ○ 소금(요오드나 첨가물이 없는 순수 소금) 9g (대략 티스푼 1작은술)

 

이러한 비율을 맞추지 않으면 나트륨 농도가 높거나 낮아 점막 자극을 유발하고, 오히려 코 안이 더 건조해지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코 세척,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역효과?


코 세척이 좋다고 해서 하루에 여러 번, 매 끼니마다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전문가들은 세척 빈도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지나치게 자주 코 세척을 하면 비강 내 점액층이 과도하게 씻겨 나가면서 면역 방어 기능이 약화될 수 있고, 점막이 건조해져 더 많은 자극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하루 1~2회 정도, 아침 기상 직후나 외출 후 세척이 가장 적절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도 하루 3회 이상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세척 후 코를 하고 세게 풀면 이압이 생겨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살짝씩 눌러서 자연스럽게 배출하는 방식이 이상적입니다.

 

 

5. 코 세척은 ‘약’이지만, 방법이 틀리면 ‘독’


코 세척은 단순한 습관이지만, 그 방법이 틀리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수돗물, 생수, 렌즈용 식염수 모두 위생적으로 불완전하거나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오직 끓여 식힌 물, 멸균 생리식염수, 정제된 용액만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코 세척액입니다.

아무리 좋은 습관이라도, 그 방법이 잘못되면 독이 되듯이, 오늘부터라도 코 세척 방법을 다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생, 온도, 나트륨 농도, 빈도까지 모두 맞췄을 때 비로소 비염 완화에 진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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